
전기차 사용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충전구역을 차지하고도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에 과태료를 물리는 정부 개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급속과 완속 충전시설의 이용 환경이 다른 만큼 완속충전 구역에는 탄력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함께 나왔다.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는 9월 4일부터 13일까지 전기차 사용자 227명을 대상으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차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산업통상부가 지난달 20일 입법예고한 것으로, 오는 30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 핵심은 충전방해행위 범위 확대다. 그간 전기차는 급속충전구역 1시간, 완속충전구역 14시간을 넘겨 주차할 때만 단속 대상이었지만, 개정안은 전기차라도 충전을 시작하지 않은 채 충전구역에 주차하면 내연차처럼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충전구역 밖에서 충전기를 끌어다 쓴 뒤 충전이 끝났는데도 분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케이블 점유’ 행위도 새로 포함됐다. 아파트에만 허용되던 병행주차구역은 업무시설, 오피스텔, 기숙사 등으로 넓힌다.
설문 결과 개정안 전반에 대해 응답자의 61.7%가 찬성했다. 부분 찬성 및 반대는 15.9%, 반대는 22.5%였다.
시설 유형별로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급속 충전시설 규제 강화에는 약 85%가 찬성했다. 충전을 하지 않거나 충전 완료 후에도 자리를 점유하는 행위를 막아 충전기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완속 충전시설에 대한 찬성 비율은 약 58~63%에 머물렀다. 완속충전기는 주로 아파트나 직장에서 심야 시간대 또는 장시간 머물 때 쓰이는 만큼, 일률적인 과태료 부과가 한밤중 차량 이동 같은 생활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응답자들은 공동주택의 주차공간 부족을 지적하며 “야간 시간대 예외 적용이나 일정 유예시간 부여 등 현장 상황에 맞춘 탄력적인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규정도 단독주택과 연립·다세대주택, 100세대 미만 아파트에 설치된 완속충전시설은 장시간 주차 단속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주거지 완속충전의 특수성을 이번 개정안에도 세심하게 반영해 달라는 요구로 읽힌다.
병행주차구역 확대안을 두고는 충전권 침해 우려와 주차난 해소라는 입장이 엇갈려 촘촘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업계에서도 충전기 이용률이 높은 시설까지 병행주차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전기차 이용자의 충전 접근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시설별 수요를 반영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태 협회장은 “전체 개정안에 대한 과반수의 긍정적 여론을 바탕으로 제도를 추진하되, 급속과 완속의 이용 패턴 차이를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며 “특히 완속 충전시설은 주거 환경 변수와 심야시간대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정책 입안이 이뤄져야 사용자 간 분쟁을 줄이고 성숙한 충전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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