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전기차 충전요금 갈등, 본질은 ‘인프라 전환 비용’”… 제도개편 요구 분출

26-05-27 17:03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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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요금 급등 논란을 둘러싸고 진행된 국회 토론회에서는 소비자·충전사업자(CPO)·공동주택 관리주체·정부 간 이해 충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단순 요금 인상 문제가 아니라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과 운영 적자, 공동주택 리베이트 관행, 전기차 화재 불안, 관리 책임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참석자들은 지금의 갈등이 전기차 보급 확대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비용 충돌’ 성격이 강하다며, 정부 차원의 제도 정비와 시장 신뢰 회복 없이는 향후 ‘충전 대란’ 가능성까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우재준 의원과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공동 주최에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주관으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기차 완속충전요금 급등, 지속가능한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는 충전요금 현실화와 소비자 수용성, 공동주택 운영 구조, 충전사업자 수익성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현장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토론에서는 특히 공동주택 완속충전 시장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영업 경쟁과 리베이트 관행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측은 일부 충전사업자들이 입주자대표회의 등에 사실상 ‘발전기금’ 명목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비용이 결국 충전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기차 충전 영업 관계자는 “2021~2022년 이후 충전사업자가 급증하고 의무 구축 비율이 확대되면서 아파트 단지 영업 경쟁이 과열됐다”며 “100~200기 규모 단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억원대 영업비와 리베이트가 오가는 사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충전사업자 측은 “현재 충전요금 수준으로는 폭리를 취하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CPO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100만대 시대라고 하지만 사업자 대부분은 여전히 적자 구조”라며 “전기요금, 유지관리비, 통신비, 고객 대응, 운영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현재 요금 체계는 결코 과도한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충전사업자들이 과도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신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충전기 제조업계에서도 최근 충전 인프라 신규 구축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충전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 리베이트 논란과 요금 인하 압박 등으로 신규 설치 영업이 사실상 중단 수준”이라며 “현재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내년에는 ‘충전 대란’이나 ‘충전 난민’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최소 10만기 이상 신규 충전기가 보급돼야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기차 화재 불안과 지하주차장 충전 제한 문제도 주요 이슈로 제기됐다.


일부 참석자들은 전기차 화재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스마트제어 충전기 정책 등을 추진하면서 소비자 혼란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측은 “스마트 충전기가 화재를 직접 예방한다는 개념보다 미래형 충전 인프라 체계 구축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충전기 상태 모니터링과 요금 정보 공개, 정기 점검 체계 강화 등을 제도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충전요금 산정 과정에서 실제 운영비와 적정 수익률 등을 반영해 공공충전 요금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기차 이용자 측은 “인하 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하고, 사업자 측은 “여전히 적자 구조”라고 반발하면서 양측 모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토론회에서는 공동주택 충전 인프라 운영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우재준 의원은 “현재는 아파트 관리주체와 충전사업자 간 책임과 역할이 중복되면서 비효율이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관리 책임과 비용 구조를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아파트 헬스장처럼 충전 인프라도 장기적으로는 공동주택 가치와 연결되는 공공 인프라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향후 전기차 충전시장이 단순 충전 서비스에서 벗어나 스마트그리드·V2G(양방향 충전)·분산에너지 체계와 연결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토론 참석자들은 “16년 전만 해도 V2G는 비현실적 개념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 기술로 논의되고 있다”며 “기존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체계로는 전기차 시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충전요금 갈등이 단순 가격 논쟁이 아니라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분담 문제라고 분석한다.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될수록 충전 인프라와 전력망, 공동주택 관리체계, 소비자 인식 개선까지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참석자는 “지금은 서로 책임을 떠넘길 단계가 아니라 각 이해관계자가 현실을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며 “충전 생태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전기차 전환 속도 자체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전기차 충전 문제의 해법이 단순한 요금 인하나 보조금 확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충전 인프라를 둘러싼 갈등은 전력망과 공동주택 관리체계, 소비자 수용성, 안전 기준, 사업자 수익구조가 동시에 맞물린 ‘에너지 전환의 구조적 비용’ 문제라는 주장이다.


특히 향후 전기차 보급이 더욱 확대되고 V2G(양방향 충전), 스마트그리드, 분산에너지 체계가 본격화될 경우 충전 인프라는 단순 편의시설이 아니라 미래 전력망의 핵심 자산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 소비자 모두가 단기적 갈등을 넘어 지속가능한 시장 질서와 사회적 신뢰 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지금의 충전요금 논란은 전기차 시대 초입에서 나타나는 성장통 성격이 강하다”며 “충전 인프라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국내 전기차 전환 속도와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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