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구독·충전비, 내연기관 유류비 수준 되나[현장+]

26-09-22 23:17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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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높은 초기 구매가격을 낮추기 위한 배터리 소유권 분리 제도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이 배터리 구독료와 충전료 합산 비용을 내연기관차 유류비 수준으로 맞추는 요금제를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열다’ 세미나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구독제 도입 필요성과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주관했다.


세미나 토론자로 참석한 선진일 현대캐피탈 EV사업추진팀장은 전기차 배터리 구독 시 소비자가 부담할 월 구독료 책정 방식을 묻는 질문에 “아직 구독료가 확정되지 않아 가격을 말씀드릴 수준은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구독료와 충전료의 합이 내연기관의 유류비 수준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수준을 목표로 구독료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기존 자동차 리스처럼 매월 동일한 금액을 내는 방식과 차별화된 요금체계도 추진하고 있다. 선 팀장은 “원래 리스는 고정료를 내는 개념인데 이번 상품에서는 처음으로 기본료에 주행거리당 요금을 더하는 요금제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를 얼마나 사용했느냐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지는 구조다. 차량 운행이 많은 소비자는 주행거리에 비례해 추가 요금을 내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다만 현대캐피탈은 기본료와 주행거리당 요금 등 구체적인 가격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이 이 같은 요금체계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배터리의 장기 잔존가치가 있다. 선 팀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보다 사용 가능 기간이 길고 차량 운행이 끝난 이후에도 재제조·재사용·재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잔존가치를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터리 소유권이 분리되면 배터리의 특성을 살려 구매 부담을 지금보다 현격하게 줄일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배터리는 사용후배터리 시장이 있기 때문에 잔존가치를 설정할 수 있고 내용연수가 상당히 길어 월 불입금을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배터리 구독 사업에서 구독료 수준과 소비자 보호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박용선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장은 이날 “구독료가 가장 핵심이 될 것”이라며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계약 중도 종료나 해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불안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역시 초기 구매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배터리 리스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배터리 이상 발생 시 신속한 교환 서비스와 합리적인 구독료 설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소비자 측에서는 구독료가 충분히 낮지 않으면 배터리 소유권 분리의 장점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배터리를 차량에서 분리해 초기 구매가격을 낮추더라도 금융비용과 구독료가 기존 할부 구매 비용과 큰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배터리 건강상태(SOH) 측정값이 검사기관이나 솔루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사례가 있다며, 향후 배터리 구독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준을 토대로 신뢰할 수 있는 SOH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배터리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차량 출고 시점부터 관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주영 LG에너지솔루션 BaaS사업팀장은 배터리의 수명과 열화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토대로 중고차 거래와 재사용·재활용 단계에서 배터리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손명수 의원은 국토교통부에서 30여년간 근무하고 국회 전반기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배터리 소유권 분리를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은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차량 가격과 성능을 좌우하는 배터리를 반드시 차량과 함께 소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법안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배터리를 차량에 종속된 부품이 아닌 별도 자산으로 보면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ESS와 금융 등 새로운 산업으로 활용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취지다.


손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향후 입법 과정에서 반영하고 정기국회에서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관련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현재 국토교통위원회 소관위 심사 단계에 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권소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유럽연합(EU)의 배터리 여권제도와 중국의 배터리 분리판매·임대 사례 등 주요국 제도를 소개했다. 권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 소유권 등록제도가 존재하는 만큼 차량과 별도로 배터리 소유권을 제3자에게 공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에는 대여구동축전지 개념과 차체·배터리 소유권 분리등록, 자동차등록원부상 배터리 대여자 표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이종욱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배터리가 독립 자산이 되면 완성차·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금융사, 시험·인증기관, 에너지기업, 재활용기업 등 다양한 사업자가 배터리 생애주기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 표준화와 안전기준, 데이터 관리, 책임구조 등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블로터(https://ww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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